송중기의 지금

지금, 송중기는 아주 평범하다. 아침 일찍 운동을 하고 축구 게임을 즐기고 편의점에서 산 와인을 마시며 행복을 느낀다. 딱 1퍼센트 더 집에 있기 좋아하고 걷는 걸 즐기는 그를, 마치 당장 내일이라도 우연히 마주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Edit. TAEIL PARK
Photo. KIGON KWAK
Cooperation.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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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tleneck GIVENCHY. Pants JUUN.J.


송중기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그 시작은 뭔가요?

거의 매일이 똑같아요. 아침 일찍 필라테스를 해요. 그래서 하루의 시작이 되게 개운해졌어요. 얼마 전부터 시작했는데, 제가 그렇게 몸이 굳어있는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무릎을 다친 적 있어서 재활 목적으로 하게 된 건데, 지금은 아침마다 필라테스를 하니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에요. 아침 일찍 일어나는데도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덜 피곤해서, 이걸 왜이렇게 늦게 시작했지? 싶은 마음이에요.

    
Suit, Shirts, Sneakers DIOR MEN.


그럼 몇시 쯤 일어나는 거에요?

8시에 필라테스를 가니까 한 여섯시 반? 그때 딱 눈이 떠져요, 마치 군대에 있던 것처럼.

운동이 끝나면요?
그러고는 사무실에 가죠. 하하.

    
left. Shirts ANATOMICA. Pants STYLIST’S OWN. Watch CARTIER.
right. Suit GUCCI. Shirts, Tie STYLIST’S OWN.


사무실에 가면 하는 일은 뭔가요?

굉장히 엄청난 걸 할 것 같지만, 일단 축구 게임을 하고요. 한 다섯 게임 정도 하다가 세 게임 지고나면 이제 스탭들이 점심 먹자고 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친구들도 놀러 오고. 원래는 지금 영화 촬영을 하고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갑자기 이런 공백이 생기게 됐죠.


Coat ALEXANDER MCQUEEN. Shirts ANATOMICA. Pants STYLIST’S OWN. Shoes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그래도 굉장히 평범한 나날을 보내게 된 거네요.

맞아요, 오랜만에 굉장히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

    
Suit DIOR MEN. Boots PRADA.


원래 게임 좋아해요?

송중기라는 사람과 게임은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이인데, 콜롬비아에서 촬영하면서 거기 스태프, 배우들과 축구 게임을 하게됐어요. 저는 또 하게되면 꼭 1등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보고타에서 네, 1등을 했죠.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어서 요즘에도 계속 하고있는데… 어, 굉장히 건방진 얘기였네요. 흐흐.

게임을 한다는 게 좀 신선했어요. 송중기라는 배우가 연기할 때는 이럴 것이다, 누구라도 어느 정도 상상을 할 수 있을 텐데,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의 송중기는 무엇을 할까 궁금했거든요. 특별히 집에만 있는 날엔 뭘 하나요?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영화 보는 거에요. 책도 좀 많이 보고요. 밀린 설거지도 하고요. 아까도 아침에 세탁기는 돌려놓고 꺼내놓질 않아서 걱정되는데, 냄새날까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것 같아요, 일상 생활은. 요즘은 더더욱 일상의 디테일한 재미에 빠져서 지낸달까?

예를 들면 어떤?
휴대전화에 캡쳐한 이미지만 모아두는 폴더가 따로 있는데, 거기에 언젠가 보려고 저장해두고 못 본 영화들이 많이 담겨있어요. 그걸 하나씩 찾아보는 행복이 좀 많이 좋은 것 같고. 예전부터 너무나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있던 <킬링 이브>라는 드라마에 빠졌어요. 아, 이제 그만 자야지, 했다가 궁금해서 켜고 막 그러고 있어요. 그런데도 왜 여섯시 반에 눈이 떠지는지는 모르겠는데.

    
Shirts ROCHAS HOMME by MUE. Pants MARNI.


혹시 요즘 읽은 책 중에 인상깊었던 건 뭔가요?

재미없는 얘길 수도 있지만, 간헐적 단식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을 수록 사람이 늙는대요. 인간이 하루에 세 끼를 먹은지 1백년 밖에 안됐다는 등 그런 얘기가 책에서 나오는데, 더 늙고 싶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한 달 정도 실천했어요. 하루에 한 끼만. 그리고, 한 달을 다 못 채우고 포기를 했어요. 너무 배고파서.

    
Jacket, Pants GUCCI. Pullover ISABELMARANT HOMME. Shoes VANS.


집에 있는 게 좋나요, 밖에 나가는 게 좋나요?

한 51대49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안에 있는 게 딱 그만큼 더 좋고. 그렇게 오래는 또 못 있어요, 답답해서. 돌아다녀야 되요. 그래서 차 타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걷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예요. 콜롬비아에서는 굉장히 많이 걸었던 것 같아요. 서너 시간 걸리는 거리도 그냥 걸으면서 저만의 시간을 좀 즐기기도 했죠.

어쨌든 밖에 나가려면 뭐든 입어야 하잖아요. 요즘엔 어떤 옷을 입어요?
거의 편한 트레이닝 의류를 많이 입어요. 후디 같은. 운동화도 굉장히 편한 걸로 골라 신고, 걷기에 편한 복장으로 주로 다니는 것 같아요.

오늘 입었던 옷 중에서 맘에 드는 것 있어요?
굉장히 넉넉했던 루즈한 피트의 녹색 셔츠. 평소에 전혀 시도하지 않는 스타일의 셔츠인데, 아까 입어보고 예뻐서 놀랐어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또 그런 파스텔톤의 색감을 좋아해요.

    Sweater LORO PIANA. Pants DIOR. Boots PRADA.

     Suit, Shirts, Shoes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최근에 쇼핑을 한 적 있나요?

콜롬비아에서 했죠. 아무래도 거기서 세 달을 있었으니까. ‘우사켄’이라는 전통 시장이 있는데, 거기서 향과 향 받침대를 샀어요. 향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도 쓰려고 사재기? 좀 많이 사가지고 왔어요.

혹시 ‘가심비’라는 말 알아요?
네? 제가 제일 약한 분야가 줄임말인데. 가, 뭐라고요?

그러니까, 가성비가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거라면 가심비는 가격과는 상관없이 내 마음에 좋은 거.
근데 그걸 왜 줄여서 말해요? 아니, 창피해서 화가 나요. 얼마 전에도 회식 자리에서 스태프들에게 (줄임말로) 놀림을 엄청 받았단 말이예요.

‘소확행’은 알죠?
소확행. 많이 들어봤는데?

맞춰봐요.
일단, 소소한. 맞죠? 확. 확, 확실한. 행복. 맞아요? 예, 알죠, 소확행.

자, 그럼 이제 질문입니다. 송중기만의 가심비와 소확행은 뭔가요?
주저하지 않고 가장 확실하게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쓴다 하는 분야는 아무래도 내 공간인 것 같아요. 집이나 사무실이 될 수도 있고. 제가 오랫동안 머물면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들에 대한 건 아낌없이 쓰는 편이에요. 그리고 더불어 그런 공간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데 필요한 거라면 더더욱 아끼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산 건 뭔가요?
암막 커튼을 샀어요. 하하. 아이보리색으로, 어젯밤에 주문했어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얘길 수도 있는데, 저는 암막 커튼이 검정색이면 싫더라고요. 왠지 우울한 느낌이고. 제가 산 건 굉장히 좋아요, 하시면 업체도 제가 알려드릴게요. 리넨이고 아이보리 컬러인데 암막 기능이 제대로되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하하. 내가 이런 대답을 할 줄 몰랐네.

그러면, 소확행은?
값은 저렴한데 맛있는 와인을 찾았을 때. 요즘에 와인을 자주 마셔요. 얼마 전에 친구가 알려준 와인이 있는데, 굉장히 가격이 좋았어요. 그런데 너무 맛있었어요. 심지어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더라고요.

    
Suit DIOR MEN.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기를 하지 않을 때. 정말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때, 배우 송중기를 위해 스스로 하는 노력은 어떤 걸까요?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밸런스’예요. 작품을 준비하거나 촬영 현장에 나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날카로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일하지 않을 때는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 노력해요. 그래야 내가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 그래서 어떤 일이든 균형을 맞추려 스스로 노력해요.

   Suit GUCCI.


마지막 질문입니다. 송중기라는 배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형용사 하나는?

담백한.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커요. 지금 내가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담백하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담백한 정도가 1부터 10까지라면, 지금은 어디쯤 와 있나요?
한 6.3?

Model. JOONGKI SONG
Styling. TAEIL PARK
Hair. JUNGHAN KIM
Make Up. JOYOUN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