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Twenty Years

Happy Twenty Years

서영주는 자기도 모르는 새 어른이 됐다.

Photo — DAEHAN CHAE @daehanx
Edit —
HYEWON JUNG @hyewonittoo, MINJI GU @cest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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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JOO SEO, ACTOR

서영주 @joooooo_0216

                  

서영주는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누군가의 아역,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막 스무 살이 지난 그는 이제 누군가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어른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서영주는 누구보다 자신의 내일을 기대하고 궁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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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다들 잘 생겼다고 하니까 얼굴이 금세 빨개지던데요? 부끄러워 죽는 줄 알았어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을 쭉 봤어요. 작품마다 외모가 점점 달라지는 거 알아요? 주변에서도 다 그러시더라고요. 성인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성인이 된 자기 얼굴은 마음에 들어요? 살도 좀 빠졌고 광대뼈 쪽도 많이 바뀌었는데 만족해요! 그런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까요? 좀 더 경험하고, 사람들도 만나 보고 치이기도 하면. 지금은 만들어 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확실한 건 변성기는 지났다는 거예요. <란제리 소녀시대>를 하면서 목소리에 좀 더 신경 썼어요. 1970년대 후반에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보지 않았고 외모적으로도 모자라 보이는 캐릭터인데, 목소리가 중저음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고요. 목소리가 강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투리 쓰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경상남도 사투리를 쓰면 목소리가 올라가는데, 경상북도 사투리는 하다 보니까 계속 내려가더라고요. 화를 낼 때도, 누구를 부를 때도.

<란제리 소녀시대> 이후에 사람들도 많이 알아보죠? 아주머니들이 많이 알아보셨어요. 저한테 ‘배동문’ 아니냐고 물어 보시면 너무 쑥스러워서 “배동문이 뭐예요?”라고 모른 척했어요.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너무 감사하죠. 어머니, 아버지도 <란제리 소녀시대>를 보시고 본인의 과거를 회상할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연기함으로써 그런 감정을 불러왔다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아버지는 극 중 누구에 가장 가까웠다고 하시던가요? 직접 언급하시진 않았는데, 제가 볼 땐 ‘손진’이요. 아버지가 엄청 잘 생기셨거든요.

어머니, 아버지 중에 누구를 더 닮았어요? 아버지요. 하하!

웃는 모습은 여전히 소년 같아요. 고개 숙이면서 쑥스러운 듯이. 오, 저를 너무 잘 아시는데요? 웃는 모습과 치아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직업이지만, 아직 많이 부끄러워요.

이렇게 수줍음이 많은데, 직접 출연한 작품은 어떻게 다시 봐요? 잘 못 봐요. 드라마도 다 방영된 후에 집에서 혼자 봐요.

어떤 생각이 들어요? 저 때 왜 그랬을까,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그런데 <범죄소년>이랑 <뫼비우스>는 십 대 때만 느꼈던 감정이 있으니까 저런 표정이 나왔고, 지금은 그 표정이 나올 수 없겠다고도 생각해요.

<뫼비우스>에서 담배를 억지로 무는 장면이 딱 그랬어요. 담배가 써서 찡그리는 표정이 소년처럼 순진해 보였거든요. 그때가 열일곱 살인가 열여덟 살이에요. 그냥 느낀 그대로 연기를 하려고 했어요. 지금이라면 다른 식으로 생각할 것 같아요. 좀 더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을 넓히고.

십 대의 서영주는 어땠어요? <범죄소년> 찍을 때 사춘기가 같이 왔어요. 많이 대들고 그랬는데, 아버지, 어머니가 가정 교육을 훌륭히 잘 해주셔서 정신을 똑바로 차렸죠. 부모님의 사랑을 진짜 많이 받고 자랐던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두운 모습만 보여줘서 가끔 사람들이 저를 ‘마음 아픈 아이’로 기억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지금 아주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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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땐 뭐해요? 요즘은 책을 많이 보려고 해요. 최근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읽었어요.

시집보다 만화책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만화책은 거의 다 봐요. ‘원나블’이라고 하죠.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는 다 봤어요.

<범죄소년>에서 만화책을 읽던 소년 서영주가 생각나네요. 스무 살 되니까 어떤 게 달라졌어요? 요새는 어떤 것이든 저돌적으로 행동해요. 스무 살에 느낀 감정을 다 기억하고 싶은데,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서 아쉬워요. 더 놀고, 더 많이 만나고 싶어요.

저돌적으로요? 스무 살 돼서 술을 처음 마셨는데, 그땐 주량을 모르잖아요. 그래도 친구들한테 “아, 나 잘 마셔.”라면서 으스대기도 하고. 연애할 때도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어떻게든 같이 있고 싶고.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도 그렇고 올해 두 작품에서 ‘연애’를 했네요. 츠마부키 사토시가 연기한 츠네오에 제 진짜 모습을 많이 넣으려고 했어요. 제 표정, 말투가 그대로 살아 있어요. 그런데 스토리랑 대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쁜 남자가 되더라고요. 제가 봐도 츠네오는 나빠요. 하지만 츠네오 입장에 서면 또 마음이 아파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 작품이에요.

친구들은 연기하는 거 보고 뭐라고 해요? 이번에 연극 올렸을 때 친구들 불러서 물어 봤어요. “어때?” 하니까 묵묵히 어깨만 한 번 잡아 주고 갔어요.

그 의미는 뭘까요?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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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사람은 아니지만 예의 있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었죠? 전에 인터뷰에서 “연기라는 걸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그 말이 나왔어요. 정리해서 말하자면, 연기를 소중히 대해야 하고, 소중히 하다 보면 당연히 예의를 차리고 정성스러워져요.

소중히 대하다 보면 어떻게 돼요?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대사 하나하나를 다시 한번 곱씹어 봐요. ‘이 행동은 왜 하는 것이지?’ 이유를 찾다 보면 할 수 있는 연기가 많아져요. 그전에는 겁이 많아서 있는 그대로 연기했어요. ‘이전 장면이 이랬으니까 난 이런 대사를 하는 거고, 여기선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생각한 후에 감독님이 지시해 주는 방향에 일치하려고 했었어요. 지금은 “이것도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새로운 걸 제안하기도 해요. 얘기하다 보면 궁금한 것도 많아지고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는 누구예요? 인터뷰하면서 여러 번 얘기했는데, 언제나 조승우 선배님이요. 선배님처럼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다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조승우의 아역이 아니라 곁에서 같이 호흡하고 싶어요.

앞으로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어둡다, 밝다, 이게 아니라 사는 그대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청소년이 아니니까 성인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누군가의 아들 역이 아니라 가장이 될 수 있겠죠?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요? 제가 연기했던 청소년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어요. 맞고 틀린 걸 정해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다 들어줘야 하는 게 어른의 할 일 같아요.

Fin.

Hair & Make up — EUNHEA LEE @lehl123
Assistant – WONYOUNG JANG @vvyjang, KKOTBUNHONG HUH @kkottt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