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UP | DAY 3

눈부신 여름날, 더욱 만나고 싶은 <벨보이>만의 뮤지션 라인업, 세 번째 날.

Photo — HYUNGOO PARK @goo_nine
Edit — JEESOO KIM @lafleurkim, HYEWON JUNG @hyewonittoo

KEVIN OH

케빈 오 @kevinoh_

케빈 오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지만, 이는 모두 ‘어제’로 남겨두는 게 좋겠다. ‘오늘’ 그리고 ‘내일’ 마주할 케빈 오는 새하얀 도화지 같으니까. 서울에서 보낸 지난 시간 동안 케빈 오는 어떤 음악으로 도화지에 색을 입힐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하반기엔 그가 고민하며 그려낸 그림을 마주할 수 있다. 케빈 오의 도화지가 꽉 차는 순간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그의 모습을 오래 바라보고 싶다.

케빈 오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알려진 지 2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지금의 케빈 오는 어떤 뮤지션인가요? ‘The Endless Search’. 사실 저와 제가 하는 음악 둘 다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음악을 계속하면서 ‘케빈 오’라는 사람과 음악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고 있죠. 이게 끝이 없는 정답일지라도요. ‘블루 드림’이라는 곡이 인상적이었어요. 대학교를 졸업했을 즈음, 만나던 친구와 이별을 하게 되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루시드 드림’을 많이 꿨어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마지막으로 꿨던 꿈에서 이 곡에 대한 영감을 받았어요. 꿈속에서 모든 게 파란색이었어요. 그래서 제목도 ‘블루 드림’으로 지었죠. 이별에 대한 노래인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유에 대한 노래인 것 같아요. 저를 좀 더 알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 음악을 먼저 들어보라 말하고 싶어요. <슈퍼스타 K>에 나간 후 달라진 게 있나요? <슈퍼스타 K>에 나가기 전 오랜 시간 고민을 했어요. 이게 맞는 길인지, 나가게 된다면 결과는 어느 정도일지. 제 인생이 바뀌는 문제니까요. 하지만 이건 기우였어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된 것도 있지만, 특히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어요. 이전엔 음악은 저에게 이기적인 것이었어요. 나만 좋으면 되고, 나만 만족하면 되고. 하지만 제 음악을 들으며 힘을 얻는 사람이 생기니, 음악이 더욱 큰 존재로 다가왔죠. 이제 한국에 온 지 2년이 지났잖아요. 지금의 케빈 오에게 한국은 어떤 느낌인가요? 처음 왔을 땐 그냥 모든 것이 놀라웠어요. 이방인이 된 느낌? 하지만 그런 느낌들이 정말 빠르게 사라졌죠. ‘정’이라는 걸 많이 느껴요. 서울에서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예요? 보광동이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보광동에서 살았어요. 이곳엔 정이 넘치는 사람과 공간들이 있어요. 평소 음악적 영감은 어디에서 받아요? 기도할 때? 요즘 기도를 안 한 지 오래됐네요. 마음이 완전히 비어 있을 때, 흔히들 말하는 ‘백지상태’일 때 음악적 영감이 많이 떠올라요. 음악적으로나 삶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인물은요? C.S. 루이스와 밥 딜런. 글과 음악이 늘 저에게 지혜와 위로를 전해줘요. 프라이머리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죠. 너무 좋았어요. 정말 재미있었고, 배운 것도 많아요. 앞으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또 있나요? 음악 감독이자 작곡가인 강승원. 바버렛츠의 안신애. 그리고 아이유. 이번 여름, 가장 기대되는 일이 있다면요? 인디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작업 중이에요. 그리고 처음으로 연기에도 도전했어요. 새로운 앨범 계획은요? 하반기에 앨범이 나올 예정이에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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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ICA GEL

실리카겔 @silica___gel

무대에 선 실리카겔은 마치 은하계를 누비는 무리 같다. 다섯 명이 곡을 연주하고 두 명의 브이제이가 무대의 조명이자 영상을 연출한다. 이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가사를 찬란한 빛과 신비한 소리로 전달한다. 여름의 밤바람이 어깨를 훑고 지나갈 때, 실리카겔의 반짝거리는 음악을 듣고 싶다.

건재 씨가 밴드의 리더죠? 이 위인들을 모았다는 전적 때문에 리더라는 직책을 얻게 됐는데, 딱히 리더 행세나 진두지휘를 하는 편도 아니에요. 다만, 실리카겔은 서로 끌어가면서 발전하는 ‘똑똑한’ 집단이라고 자부해요. 개개인의 종잡을 수 없이 튀는 그 성질을 지키고 싶어요. 서로의 음악 취향은 어떤가요? 음악 취향은 물론 성격까지 각자 너무나 달라요. 포켓몬스터처럼 우울함, 신남, 부지런함, 시끄러움, 조용함이 다 있어요. 달라도 ‘실리카겔’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모이고 하나를 만들려는 이유가 있겠죠? 자잘한 마찰은 계속 있지만,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요. 저희는 인간적, 음악적으로 서로를 잘 이해해요. 동시에 실리카겔은 기본적으로 연주력이 출중한 사람들, 그리고 그 소리를 영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밴드예요. 최고의 물감이자 최고의 붓 같은 사람들이죠. 갈등과 마찰이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해요? 한 번은 멤버 최웅희 군이 ‘어쨌든 이 인간들은 갈등이 있어도 좋은 결과를 내놓는다.’고 평했어요. 그 말이 맞아요. 작업할 때도 일상에서도 저희는 각자 고유의 캐릭터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죠. 절충을 통해 노하우가 생기고 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어요. 실리카겔의 존속을 위하여! 정규 앨범을 선보이고 친구들이나 주변으로부터 들었던 말 중 어떤 말이 기억에 남아요? 저희의 작업에 대해 ‘귀가 썩는다.’거나 ‘별생각 없이 썼다.’는 둥 재미있고 독특한 표현을 하신 분들도 계셨어요. 그러한 고차원의 부정적인 말, 독특한 표현 방식이 한편 재미있어요. 다음 작업에 생각보다 많은 영감을 주거든요. 추천하고 싶은 실리카겔의 ‘입문 곡’은요? ‘9’는 쉽게 접근하기에 좋고 후크 송 같은 매력이 흘러넘쳐요. 신비롭고 난해한 곡을 좋아한다면, ‘두 개의 달’을 추천하고 싶어요. ‘두 개의 달’은 경모 씨가 만들었죠? 실리카겔에서 제가 연재하는 일종의 ‘멸망’ 시리즈 같은 것이에요. ‘두 개의 달’을 쓸 당시에 ‘이중사고(Doublethink)’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었고, 나름대로 그에 관한 이야기를 쭉 적어 봤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도 ‘두 개의 달’이라는 사건이 등장한다던데, 아직 못 읽어 봤어요. 다른 좋은 문학들을 탐닉하느라 미뤄둔 상태거든요. 실리카겔은 공연 경험도 많잖아요. 공연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무엇이에요? 너무 많지만 하나 뽑아 보자면, 부산의 클럽 ‘리얼라이즈’에서 했던 공연이요. 원래는 부산록페스티벌 때문에 간 건데, 그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저희가 설 무대의 모든 공연이 취소됐어요.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생각에 얼른 장소를 섭외하고 공연이 취소된 다른 밴드들을 기적적으로 모았어요. 대단하네요. 거기도 비가 많이 왔을 텐데. 공연장 천장이 갈라져서 물이 무대로 콸콸 들어왔어요. 위험했지만 다행히 사고 없이 끝났어요. 공연 끝나고 어땠어요? 온몸이 젖었어요. 그건 땀이 아니라 눈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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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ICIUS

비니셔스 @viniciusjeon

<사이>는 비니셔스의 첫 앨범이다. 프로듀서로서 먼저 이름을 알린 그의 작업은 지금껏 다른 뮤지션의 앨범에서 볼 수 있었다. 스스로 좋은 음악을 만들 때까지 서툰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는 듯 오랜 시간 끝에 주도면밀한 앨범 한 장을 드디어 선보였다. 뱃머리에 앉은 타수처럼 그는 원하는 지점에 닿을 때까지 끝까지 속력을 낸다. 이내 브라질 해변에 퍼지는 메아리처럼 철저히 부드러운 음악을 만들고야 만다.

드디어 자신만의 첫 음반이 나왔어요. 이번 앨범은 제가 이야기의 주체가 되고 저만의 목소리를 써서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 트랙 크레딧에 ‘Vinicius’라는 이름이 아주 빼곡하던데요. 앞으로 다양한 흐름의 음악을 만들겠지만, 제 이름으로 시작하는 첫 앨범인 만큼 어떤 태도로 음악을 할지 보여주고 싶어요. 마치 명함을 만드는 것처럼. 앨범명 <사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첫 앨범을 만들었던 시간은 여러 가지 감정과 관계, 외부 자극에 의한 혼란 ‘사이’에서 중심을 찾는 과정이었어요. 음악을 듣는 분들도 그런 사이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사이>로 비니셔스를 처음 알게 된 사람이 많을 거예요. 어떤 노래부터 들어 보면 좋을까요? ‘Sailing’이라는 곡이요. 이번 앨범의 곡 순서를 생각해 봤는데요, 처음에는 가볍고 단순한 인상을 주다가 나중에는 얘기도 깊어져요. 깊은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산뜻하게 첫 말을 건네고 싶어요. 지금까지 당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구인가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을 듣고 다채롭고 풍부한 경험을 했어요. 항상 새롭게 진화하고 나아갔던 그의 에너지는 제 음악적 태도의 기준이 되었고요. 여름의 음악으로 한 곡을 추천한다면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 엘리스 레지나의 ‘Águas de Março(Water of March).’ 더운 날, 걸으면서 들으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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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CLUB

사우스 클럽 @souththth

남태현이 ‘사우스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웃을 때 아래로 내려가는 눈썹은 여전히 그대로고 귀엽다.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 그가 가진 책임감이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공간, 맞는 옷,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전심을 다해 나아가는 중이다. 함께 할 친구들이 생겼다. 밴드 멤버로서 그리고 서로의 형, 친구, 동생으로서 사우스 클럽을 이끌어 간다. 눈부신 여름날,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사우스 클럽’의 젊은 음악이 생각날 것 같다.

아까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할 때 태현 씨가 롤링 스톤즈의 ‘I Got The Blues’를 틀었죠. 평소 롤링 스톤즈를 자주 듣나 봐요. (남태현) 롤링 스톤즈가 한결같이 추구하는 블루스 느낌을 좋아해요. 그 곡에 나오는 오르간 소리가 너무 좋아서 그런 악기를 지금 찾고 있어요. ‘사우스 클럽’을 하고 나서 저마다 삶에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남태현) 예전에 아이돌 할 때는 외모만 신경 쓰면 되었는데요, 지금은 생각할 게 너무 많아졌어요. 전보다 훨씬 자유로운데, 술도 거의 안 먹고 잘 놀지도 않아요. 음악밖에 안 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합주할 때 살아있는 걸 더 느껴요. (장원영) 전에는 틀에 갇혀서 정답 같은 음악을 해 왔어요. 사우스 클럽 하면서 그게 깨졌어요. 자유롭고 더 재미있게 바뀌었죠. 멤버들이 생각하는 태현 씨는 어떤 리더인가요? (최윤희) 자유분방한 면도 많은데, 반면 확고하게 얘기해 주는 면이 좋아요. 연주할 때 방향성을 잡기도 편하죠. (김의명) 이 공간은 태현이 집이지만 저희가 다 같이 쓰는 작업실이기도 해요. 저희한테 배려해 준 거잖아요. 이만한 리더 없죠. 곡 녹음을 할 때나 여러 면에서 태현 씨가 멤버들한테 배우는 면도 많겠어요. (남태현) 디렉팅을 하지만, 매번 연주한 곡을 들어 보면 다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라요. 그리고 원영이 형 같은 경우 정말 인맥이 넓어요. 저랑 정반대죠. 형이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는 모습 보면서 많이 배워요. ‘사우스 클럽’으로 1위하고 싶은 욕심도 분명 있겠죠? (남태현) 당연히 1위 하고 싶죠. 지금 솔직히 얘기해서 음원 성적이나 이슈화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불만족스러워요. 위너 때는 제가 만든 곡들로 1위도 너무 쉽게 했어요. 제가 잘났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체계적이고 탄탄한 회사에서 서포트 받으며 활동했으니까 그런 건데, 지금은 이렇게 혼자 나와서 모든 걸 짊어져야 하니까 괴리감이 커요. ‘사우스 클럽’이 정말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남태현) 한국에서 잘 나가는 가수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어느 정도 성공하면 미국으로 가서 거기에 아지트를 만들어 놓고 세계 여러 곳의 클럽 투어를 돌고 싶어요. 목표로 하는 모습은 어디까지예요? (남태현) 비틀즈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갈 때의 그 모습이요. 엄청나게 주목을 받았거든요. 목표는 크면 좋잖아요. 당연히 역사에 남고 싶고. 사우스 클럽은 지금껏 좁은 공간에서 관객들과 가까이 마주하고 공연도 많이 해 왔죠, 그때 기분이 어때요? (강건구) 작은 공연이라고 특별히 다른 건 없지만, 전에 밴드를 했을 때보다 지금 사람이 더 많아지니까 신기해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어떤 생각을 해요? (장원영) 너무 재미있어도 침착하자고 생각해요. 무대에서 드럼이 흥분해 버리면 모든 게 무너지거든요. (남태현) 제가 드럼이었으면, 더 튀고 싶고,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 났을 거예요. 그런데 아까 그 질문, 저한테도 유효한가요? ‘좁은 공간에서 하는 공연이 어떤지.’ 그럼요. (남태현) 사우스 클럽 말고 남태현으로 얘기할게요. 솔직히 별로 안 좋아요. 저는 몇만 명 앞에서도 공연해봤는데, 그게 더 좋아요. 작은 곳에서 하는 공연도 매력 있고 물론 최선을 다해서 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생각하는 그림의 십 분의 일도 안 그려졌어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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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Hair — EUNHEA LEE @lehl123
Make up — HYUNSEOK CHAE @chaetist

Assistant — SOYEON KIM @soy.yeon , SUMIN SUNG @tu_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