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and Jump

Run and Jump

빛나고 날쌔게 오승훈이 달린다.

Photo — DAEHAN CHAE @daehanx
Edit —
HYEWON JUNG @hyewonittoo, MINJI GU @cestmi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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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HOON OH, ACTOR

오승훈 @hoon.oh

                  

작년 한 해, 오승훈은 열심히 달렸다. 종횡무진 뛰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다. 지금이 골을 넣을 절호의 기회라는 듯 눈을 반짝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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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인데 아주 생생해 보이는데요? 그런가요?

어제 늦게까지 드라마 촬영했다고 들었어요. 피곤하진 않고요? 아유, 행복하죠. 못 쉬어도 계속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얼마나 하고 싶던 일인데요. 지금도 변함없어요. 제일 바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영화, 드라마, 연극, 방송까지 총 일곱 작품을 했어요.

그중에 <메소드>로 ‘오승훈’이라는 이름을 톡톡히 알렸고요. 처음엔 오디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어요.

촬영 시작 3일 전에 극적으로 캐스팅되고, 촬영 내내 복덩이로 불렸다면서요? 맞아요. <메소드>는 저한테도 큰 복이에요.

<메소드> 이후에 연기에 자신감이 좀 더 생긴 건가요? 전보다 표현하는 게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렇게 표현해도 맞나?’라며 무의식적으로라도 눈치를 보기 마련이었어요. 아무리 자신 있게 한다고 해도 경험이 적으니까 걱정되고 불안하고. 지금은 나를 더 믿어도 되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거기엔 감독님의 도움도 컸겠죠? 그렇죠. 방은진 감독님도 그러셨어요. 배우가 해석한 대로 열심히 표현해 주고 의견을 제시해 주면, 감독은 그걸 고쳐주면 된다고. 그러니까 감독이 있는 거라고.

잘 모르면 어떻게 했어요? 전화를 많이 드렸어요. 사실 <피고인> 할 때도 작가님한테 자주 여쭤봤어요. 귀찮아하시면 어떡하나 걱정도 됐는데, 많이 고민했는데도 그 캐릭터가 어떤 의도로 이 행동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떡해요. 충분히 소통하면 확고한 게 생기니까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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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일승>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지금까지랑 좀 달라요. <피고인>의 과묵한 ‘김석’과는 정반대죠. 작가님께서 리딩 때 절 보시더니 너무 원했던 ‘기대리’ 이미지라며, 시놉시스를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해석한 사회초년생 ‘기대리’를 그대로 그려 달라고. 무뚝뚝하고 멋있는 블랙 요원이었으면 저도 좋았겠죠. 하지만 어리숙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어요.

연극 <엠, 버터 플라이>의 ‘송 릴링’을 연기할 땐 어땠어요?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볼 수 있었던 너무 좋은 경험이었죠.

기억나는 대사 있어요? 이런 대사가 있어요. ‘저는 동양사람입니다. 그래서 온전한 남자일 수 없습니다.’ 그 시대 동양 사람들은 여자든 남자든 서양에 억압받으면서 살았어요. 저는 그 시대를 사는 남성으로서의 송 릴링과 그가 분장한 여성을 동시에 공감했어요. 그가 여자로 살아야 했던 이유는 예술을 맘껏 하기 위해서였어요.

앞서 연극으로 연기적 배경을 단단히 다졌는데, 무대에서 연기하는 건 좀 다른가요? 몸을 쓰는 범위는 좀 다른데, 소극장이나 중극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는 방송과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연극과 영화나 방송, 어떤 게 더 좋다고 꼽을 수는 없어요. 연기 자체가 전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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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에게 ‘연기’가 애정의 대상이라면, ‘농구’는 우정 같달까요. <버저비터>에서 농구하던 모습이 너무나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였어요. 방금 말씀하신 그 모습이 딱 맞아요! 농구할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저한테 농구는 쉴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놀 수 있는 거예요.

주장 역할은 어렵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선수 출신이기도 하고, 다른 선배님, 팀원들보다 농구에 대한 지식이 있었으니까 좀 더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팀에서 많이 어렸어요. 어린데 주장을 하니까 ‘형들을 아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스스로 생각할 땐 어떤 주장이었던 것 같아요? 연습을 되게 많이 시키는 주장이었어요. 감독님이 못 나오실 때도 체육관 잡아서 연습하고. 형들한테 전화해서 패턴이랑 작전 짜서 그려 본 다음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고. 오늘 운동했는지 계속 체크하고. 그런데 형들이 처음부터 너무나 편하게 다가와 줘서 제가 더 마음껏 도와주고 어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슬램덩크>의 김수겸이 생각난다고 그래요, 어떤 캐릭터를 좋아해요? 저는 송태섭이 더 좋아요. 하나도 노력하지 않는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다 하고 있고. 뺀질대면서 잘 하고. 멋있지 않아요?

농구와 연기가 비슷한 점도 있을까요? 둘 다 순간적인 판단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작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내가 이쪽 길로 갈 것을 계획해 왔는데 상대방이 저쪽으로 가게 만든다면 그럼 그걸 응용해서 플레이해야죠.

연기로 치면 공격수인가요, 수비수인가요? 음, 예전엔 공격 쪽이었는데 요즘엔 수비하는 게 좀 더 재미있어요. 연극을 하면서 그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상대방이 주는 충동에 반응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새해에도 지치지 말고 달려야죠. 쉬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더 많이 연기하고 싶어요.

Fin.

Hair & Make up — HYUNSEOK CHAE @chaetist
Assistant – WONYOUNG JANG @vvyjang, KKOTBUNHONG HUH @kkottt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