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Definition of Somdef

썸데프가 의미하는 네 가지 정의.

Edit. TAEIL PARK @taeilpark
Photo. JDZ CHUNG @jdzcity

 

썸데프는 알면 알수록 새로운 음악가다. 그가 만드는 비트는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고, 사랑에 관한 감정을 노래하는데도 손가락 하나 오그라들지 않는다. 누군가에겐 낯설 ‘썸데프’라는 이름을, 네 가지 단어로 정의했다.

 

“Permed Hair”

썸데프는 평범한가요? 아니면 독특해요?
사실 그런 생각 자체를 해본 적 없어요. 어떤 분이 그랬어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뭐 다른가? 똑같이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거지. 어차피 사는 건 똑같아요. 어릴 때 친구들을 만나도 내가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해 특이하다, 그런 반응은 아니에요. 그래도 너 하고 싶은 일 하잖아. 그정도?

화려하게 입는 걸 즐긴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아뇨. 화려한 걸 좋아하는 취향은 전혀 아니에요. 다만 좀 밝은 옷이 잘 어울리는 편이라 밝은 걸 사 입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미 오늘도 충분히 화려하
아니, 스트리트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그런 옷들은 색깔이나 패턴이 많이 섞인 경우가 많아서. 뭐 그런 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걸 화려하다.. 표현하는 거는 좀 와전된 거 같아 억울해요. 예를 들어 내 기준에선 구찌 풀착장, 그런 게 화려한 게 아닌가. 모노 톤을 좋아하는 사람 옆에서는 초록색? 파란색? 스트라이프? 그렇게 입어도 오, 좀 화려한데? 그러니까요. 이게 화려해요?

아니, 뭐. 모노 톤은 별로 안 좋아해요?
안 좋아.. 한다기보다는, 예전에는 많이 입었는데 그걸 입고 찍은 사진을 보면 좀 밋밋해 보이더라고요.

    
Sweatshirts, Sweatpants, BELLBOY. Shirts, HED MAYNER by 1LDK SEOUL. Slip On, VANS X WOOYOUNGMI.

한지 얼마나 됐어요?
?

왜 했어요?
헤어 스타일을 새롭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언젠가 해보고 싶은 머리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잘 어울려요. 뭔가, 만드는 음악 스타일과 연관되는 느낌?
음악도 제 취향이고, 머리도 내 취향이니까. 취향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드러나는 거죠.

아무래도 머리는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요소랄까? 누구 하면 뭐가 떠오르는 것처럼, 인상적인 무언가를 주고 싶었어요.

특유의 나른한 이미지랑 잘 어울려요. 원래 그 머리였던 것처럼. 바꿀 생각은 없죠?
내가 이 머리를 언제까지 하게 될까요, 물어봤더니 머리해준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그러더라고요. 그냥 계속 할 거 같은데?

 

“Chill”

    
Hoody, CHAMPION. Tank Top, AIME LEON DORE by 1LDK SEOUL. Pants, GOSHA RUBCHINSKIY. Shoes, CONVERSE. Cap, EDITOR’S OWN.

우연히 어느 파티에서 디제잉 중인 걸 봤어요. 엄청 신나는 음악을 트는데도 굉장히 차분해 보이더라고요.
디제이들만의 취향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는 따라하고 싶은 대상이 있잖아요. 저는 같이 춤 추고 막 신나 보이는 쪽보다 조용히 음악을 트는데 집중하는 디제이가 더 멋있어 보였어요.

생각해보면, 자기가 꼭 신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밝은 노래를 꼭 밝은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닌 것처럼어떤 음악은 감정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해요. 썸데프의 음악은 그런 강요가 적다는 기분도 들고요. 적당히 신나거나 적당히 기분 좋게 만들어 줘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그런 의도가 있었어요. 혼자 일할 때 음악을 많이 틀어 놓잖아요. 날씨 좋은 날 한강 변에 누워 음악을 듣기도 하고. 그럴 때는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들려오는 음악을 많이 듣게 되죠. 어디서나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기 바랐어요. 그러면서도, 클럽에서 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음악. 디제잉의 완급을 생각할 때, 내 음악은 초반부에 사람들을 가볍게 몸을 흔들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그게 전달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네요.

평소 진짜 성격은 어때요?
뭔가를 빨리하는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빨리 해보려 노력한다고 다 빨리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생각보다 느리진 않아요. 세월아, 네월아 하는 편도 아니고요. 계획을 갖고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걸 좋아해요.

예를 들면, 쇼핑이 중요해요, 밥이 중요해요?
밥이요. 먹는 걸 좋아하고. 한 시간 남았는데, 쇼핑할래 밥먹을래 그러면 당연히 밥이에요.

역시 음악 다음으로 중요한 건 먹는 거네요.
맛있는 걸 먹는 거, 중요해요. 뭐 옷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만큼 많이 사진 않아요.

어떤 음식 제일 좋아해요?
안 좋아하는 거 없을 정도로 다 잘 먹어요.

최근에 먹은 것 중에 되게 맛있었던 건 뭐예요?
논현동 평양면옥 평양 냉면. 은근하게 중독적인 그 맛. 아직 여러 곳을 가보지는 못했어요. 얼마 전 입문했어요. 그 맛이 되게 맛있구나,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못 먹는 것도 없어요?
못 먹는 거라기보다 잘 안좋아하는 건, 생간. 좀 느글느글해서. 그런 거 말고는 뭐. , 홍어도 안 먹어요

 

“360 Sounds”

    
Robe, VINTAGE PENDLETON. Jeans, LEVI”S. Shoes, CONVERSE. Bandana, SOMDEF’S OWN.

360 사운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소울스케이프 형을 알게 되면서부터요. 부탁해서 rm360이라는 레코드 가게에서 일하게 됐죠. 그 가게 지하에 360 사운즈의 작업실이 있어요. 혹시 거기 한 켠에서 작업을 해도 되겠냐 물어봤고, 흔쾌히 허락해줘서 자연스럽게 일원이 된 거죠. 원래는 디제잉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360 사운즈에 들어가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디제이가 된 거군요.
거기 있으면 그래요. 여기를 봐도 디제이고, 저기를 봐도 디제이고, 이벤트를 해도 파티고. 그리고 한번 해보고 싶기도 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조합해 틀어주는 거,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보잖아요.

모두가 디제이인 와중에, 자기만의 색깔은 어떻게 발견해요?
취향이 다 은은하게 반영이 되는 게,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게 되잖아요. 거기서도 조금씩 차이가 나기 시작해요. 순서에 따라서도 음악이 다르게 다가오고, 흐름이라는 걸 각자 나름대로 만드는데, 거기서도 차이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T-Shirts, VERDY.

다른 디제이들의 작업이 좀 신경 쓰이진 않아요?
의식한다기 보단,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차이가 생기고, 거리가 생기고.
자기 스타일이란 게 생기고 그런 거 같아요.

그 스타일이라는 걸 설명해줄 수 있어요?
, (설명하기) 어렵긴 한데. 되게 많이 틀었던 것 중엔, 노토리어스 B.I.G. ‘Big Poppa’에서 빈지노의 ‘Dali, Van, Picasso’, 거기서 드레이크의 ‘Start From The Bottom’으로 넘어가는 구성. 그리고 샘플링한 곡은 샘플링 원곡에서 그곡으로 넘어가고, 그런 걸 좋아해요. 산타나의 원곡의에서 그걸 샘플링한 리한나의 곡으로 넘어간다든지. 보통 잘 모르잖아요, 리한나가 산타나의 곡을 샘플링했는지. 그걸 이어붙여 짚어주는 게 또 재미있죠.

 

“Beat Maker”

Shirts, Shorts, AIME LEON DORE by 1LDK SEOUL. Long Sleeve T-Shirts, UNIVERSAL PRODUCTS by 1LDK SEOUL. 

360 사운즈의 여러 멤버들이 그 울타리를 벗어나 많은 시도를 하고 있어요. 썸데프는 WNA라는 레이블에 들어왔고요. 뭐가 달라졌나요?
음악이라는 카테고리 밖으로 더 확장된 건 없는데, 개인이 혼자 할 수 없었던 부분까지 회사와 같이 하니까 더 내가 하고 싶었던 그림을 더 나은 질과 잘 정리된 틀 안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많이 달라졌죠.

좀 더 ‘대중적인’ 면모를 가지게 되기도 한 건가요?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볼 수 있었어요. 이번 앨범도 그런 성향을 많이 담으려 했고.

남을 생각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예전에 낸 EP 앨범 같은 건 진짜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였고, 내가 이게 멋있어서. 대중성을 고려해 가사를 쓰지도 않았고, 음악적으로도마니악한 곡들이었고. 진짜 해보고 싶은 방향은, 대중의 취향도 생각한 그런 곡들을 많이 써보는 거예요.

대중적이라는 수식이 꼭 좋은 의미로 통하는 것만은 아니기도 하죠.
하지만 대중적인 게 좋다 싫다, 뭐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대중 음악이라는 것 속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이 있고, 그 중에 별로 안 좋아하는 곡이 있을 뿐이고. 대중적이어야 한다는 건, 대중 음악이라면 다 필요로 하는 요소니까. 나만 들으려고 만드는 음악은 날 만족시킬 뿐이지만, 사람들이 뭘 듣고 싶어할까 고민해서 만든 음악이 그냥 대중 음악인 거죠. 그건 진짜 가치있는 일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남을 더 생각하는 음악이라도 볼 수도 있는 거고.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뭘 듣고 싶어할까 고민해서
만든 음악이 그냥 대중 음악인 거죠.
그건 진짜 가치있는 일이잖아요.

Slip On, VANS. Necklace, STUSSY.

비트를 만드는 것과 노래를 만드는 건 무슨 차일까요?
요즘엔 비트라는 게 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처럼 정착을 했는데, 사실 비트를 만드는 게 노래를 만드는 거죠. 언젠가부터 작곡가는 구시대적이고 비트 메이커는 신세대적인 것처럼 인식을 하기도 하고, 비트 메이커가 대체 뭐야? 하는 사람도 있고. 비트가 힙합에 한정된 단어로 쓰이기도 했지만, 요즘 그런 구분은 없어진 것 같아요.

이제, 프로듀서에 더 가깝지 않아요?
처음엔 비트 메이커로서의 성향이 더 강했죠. 미묘하게 역할의 차이는 조금씩 있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비트는 편곡에 치중된 영역이었거든요. 이 곡을 어떤 악기 구성으로 얼마 정도의 BPM에 드럼 구성을 어떻게 할지 무궁무진한 옵션을 결정하는 걸 편곡이라고 본다면, 예전엔 멜로디 없이 그것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죠. 힙합에서 그게 생겨난 거긴 해요. 그렇게 역사적인 배경으로 생겨난 단어인 거에요. 그런 걸 비트라 부르고 그걸 만드는 사람이 비트 메이커인 거고

이번 앨범은 이런 저런 협업을 많이 했죠. 어떤 게 좋았어요?
음악을 만들지만 노래를 하고, 랩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런 곡을 만들면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잖아요. 그렇게 완성돼간다는 자체가 즐겁죠. 비유를 하자면 이 친구랑 이 친구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나서 소개시켜준 기분. 그러고 둘이 잘 되고 결혼까지 하는 걸 보는 느낌. 정말 즐거운 일이죠.

때로는 피처링이 상업적으로 잘 알리기 위한 장치가 되기도 하잖아요.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있고, 그 중에서 내 곡과 어울리는 사람을 떠올리고, 함께 완성하게 되는 것. 나에겐 그런 만족이나 내 취향이, 보여지는 것보다 더 중요해요.

    

비롯됐다라는 표현이 가장 중요한데,
되게 다양한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큰 틀 안에 담겨있다는 거.

    

사람들이 이 인터뷰를 읽는 건 음원이 나온 뒤일 텐데, 가장 기대하는 건 뭐에요?
이번 앨범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사랑이란 감정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이거든요. 여기서비롯됐다라는 표현이 가장 중요한데, 되게 다양한 감정들이 사랑이라는 큰 틀 안에 담겨있다는 거. 그 속에는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이나 긴장도 있고, 권태기가 오기도 하고, 그래거 기분이 어두워지기도 하고, 헤어지면 슬프기도 하고. 그런 다양한 감정을 곡마다 다르게 담아냈어요. 그래서 앨범 전체를 듣고 나면 어떤 책 한 권을 되게 재미있게 읽은 기분이 들었스면 좋겠어요.

비롯됐다라는 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말하자면 썸데프가 그런 감정들을비롯되게만들고 있는 거잖아요, 노래를 통해. 그걸 실현하는 방법은 아티스트마다 되게 다를 것 같은데, 썸데프만의 방식은 뭐에요?
좀 복합적인 것 같아요. 사실 비트를 만들 때는 어떤 감정을 넣어야겠다 작정하고 만들지 않아요. 괜찮은 비트가 나왔을 때 이런 얘기를 넣으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는 거죠. 비트가 꼭 감정에 어울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소찬휘의 어느 노래는 꼭나이트에서 춤춰야 할 것 같은 노랜데 내용은 슬프잖아요.

그것조차 다 계산된 것 아닐까요?
맞아요.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에요. 내가 생각하는 사랑에 관한 여러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스토리 라인을 짜고 가사를 직접 쓴 부분도 있고. 총체적인 거의 모든 것들을 다 직접 완성했어요.

그러니까, 이번 앨범은 비트 메이커에서 프로듀서로 가는 첫 걸음이네요.
그렇죠?

그런데 본인을 계속 비트 메이커라 부르는 이유는 뭐에요?
비트 메이커이긴 하니까. 하하.

 

Model. SOMDEF @somdef
Styling. TAEIL PARK @taeilpark
Hair & Make Up. EUNHEA LEE @lehl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