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real America

Surreal America

이상하고 아름다운.

Edit — HYEWON JUNG @sentence.dacnce
Photo — KANGHEE KIM @tinycactus

사진가 김강희의 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페인팅이 벗겨진 벽면에 느닷없이 흰 구름이 보이는가 하면, 뉴욕의 빌딩 틈 사이로 로스앤젤레스에나 있을 법한 야자수 한 그루가 보인다. 현실적으론 말도 안 되는 현상이지만, 사진에 펼친 장난과 유머가 절묘해 덕분에 웃는다. 김강희는 완벽한 사진을 찍기 위해 기적을 기다리는 대신 상상으로만 그리던 이미지를 기꺼이 만들어 낸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만 봐서는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전혀 짐작이 안 돼요. 현실이 아닌 파라다이스에서 찍은 사진 같기도 하고. 지금 어디에 살고 있나요? 뉴욕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매력이 있어요? 미국은 주(State)마다 각각 색이 다른데, 같은 한 나라라는 점이 놀라워요. 그만큼 개성과 창조성을 중시하죠. 다양한 문화가 현존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어떤 지역을 좋아해요? 틈틈이 서부 쪽에 놀러 가요. 도시에만 살아 봐서 서부의 대자연이 인상 깊고 좋았어요. LA에는 뉴욕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빛이 있어요. 덕분에 하늘과 노을도 아름답고요. 날씨도 365일 따뜻하고 선선하죠.

그런데 왜 뉴욕에 살아요? 어디를 여행하든 2주 정도 지나면 뉴욕이 자연스럽게 생각나요. 여기가 지겨워서 떠나고 싶다가도 막상 떠나면 집처럼 그리워져요.

 
 

요즘엔 뭐가 가장 재미있어요? 아직은 사진 찍고 작업하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처음 당신의 사진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렇게나 부자연스러운데, 왜 예쁠까?’ 흥미롭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찍은 사진을 다시 포토샵으로 작업할 때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포토샵의 어떤 기능을 좋아해요? ‘지우개’를 가장 즐겨 써요.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기능인데, 지우개를 쓰면 새롭게 페인팅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포토샵이 페인팅이라면, 사진을 찍는 과정은 스케치와 비슷하겠네요.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는 무엇인가요? 니콘 D810을 써요. 고화질로 크게 프린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아, 그런데 꽤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긴 해요.

 
 

사진을 전시하는 방식에 관해서도 얘기 나눠 보고 싶어요. 작년 5월 뉴욕 디자인 위크 때 레이첼 코미 쇼룸에서 선보인 전시 ‘Dazzled’가 참 재미있던데요? 사진을 여기저기에 ‘걸어 놓은’ 발상이 독특했어요. 사진을 자유로운 형태로 표현하고 싶어서 종이 대신 실크 천에 인쇄했어요. 실크 천 여러 장을 건조대에 걸어 놓았죠. 아날로그 필름을 현상할 때 암실에서 사진을 말리는 과정을 현대식으로 표현해 본 거예요. 디지털로 만든 사진을 전통 현상 방식으로 비유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마치 빨래를 널어놓은 것 같았어요. 아이러니한 점은 레이첼 코미가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점이에요. 레이첼 코미의 옷을 이렇게 건조대에 말렸다간 다 망가질지도 몰라요. 거의 다 드라이클리닝 해야 하는 옷이니까요. 디지털 사진을 건조대에 바로 널 수 없듯이.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고민할 거예요.

사진 말고 즐기면서 하는 취미 생활이 있나요? 집에서 식물을 길러요. 작은 선인장을 좋아해서 인스타그램 ID도 ‘tinycactus’라고 지었어요. 여행도 재미있지만, 아직은 비자 문제 때문에 자유롭게 다니지 못해요.

그동안의 인터뷰에서도 ‘비자 문제 때문에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 없다.’는 말을 종종 봤어요. 미국에서 가장 멀리 가 본 곳은 어디예요? 최근에 하와이를 가 봤어요. 달력에서만 보던 초록색 바다가 있더라고요.

 
 

만약 자유롭다면, 어디로 가서 사진을 찍고 싶어요? 유럽과 동남아시아도 좋지만, 사실 가장 가고 싶고, 작업해 보고 싶은 곳은 한국이에요. 한국에 안 가본 지 10년이 조금 넘었어요. 거리의 소소한 풍경이 그리워요. 아직도 ‘뒷골목’이 존재하나요?

어떤 뒷골목은 너무 번화해서 기억하던 모습이 아닐 수도 있어요. 모국이지만 정말 생소할 것 같아요.

한국에도 당신의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곳이 있나요? 글쎄요, 특정한 곳을 추천해 드리는 대신 각자의 환경과 일상에서 흔히 지나쳤던 순간에 더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럴 때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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