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and Now | Calvin Klein

캘빈 클라인의 그때와 지금.

Write — SEJIN PARK @macrostar
Edit — HYEWON JUNG @hyewonittoo

캘빈 클라인 광고는 간단명료한 메시지와 이미지로 어디서나 시야를 압도한다. 90년대 광고, 2017년의 광고를 나란히 두고 캘빈 클라인의 그때와 지금을 돌아본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또 어떤 것이 변함없는지.

1995 CALVIN KLEIN Campaign.
Courtesy of Getty Images.

캘빈 클라인의 옷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그러나 패션 브랜드란 곧 구체적인 이미지이기에 때론 자극적인 광고가 필요하다. 캘빈 클라인의 광고 역시 그런 역할을 해 왔다. 당대 유수의 사진가인 리처드 아베돈과 브루스 웨버가 사진을 찍었고, 브룩 실즈와 마크 월버그가 카메라 앞에 섰다. 케이트 모스가 등장한 90년대 캘빈 클라인 광고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가 스티븐 마이젤이 촬영한 캘빈 클라인의 1995년 광고에는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어려 보이는 모델들이 등장한다. 이때 광고 영상을 보면, 그들은 나무판 벽 앞에서 화면 바깥에 있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고 어색하게 포즈를 취한다. 당시 이 광고는 아동 포르노와 페도파일(아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반발이 심해지자 결국 그해 8월, 캘빈 클라인은 문제가 되던 광고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995 CALVIN KLEIN Campaign.
Courtesy of Getty Images.

관음적이고 묘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패션 광고의 오랜 주 소재이기도 하다. 캘빈 클라인 또한 꽤 오랫동안 이 콘셉트를 밀고 나갔다. 바로 작년인 2016년 광고 시리즈에서도 캘빈 클라인은 열려 있는 청바지 지퍼 사이로 반쯤 드러난 엉덩이와 치마 아래에서 올려다 보며 속옷을 찍은 이미지를 선보였다.

“다양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패셔너블’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최근 패션의 움직임은 성별과 인종 등의 문제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중시하고, 각 개인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는 방향과 함께한다. 다양성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패셔너블’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하이 패션 브랜드는 앞으로도 뚱뚱한 게 마냥 나쁘다거나 마른 게 멋있는 것처럼 드러내선 안 될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훨씬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등장한 디자이너들, 캣워크 위로 올라온 서브컬처 기반의 패션,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대거 이동과 교체 등이 바로 그런 모색을 보여 준다.

2017 CALVIN KLEIN American Classic Campaign.

캘빈 클라인은 변화의 방법으로 라프 시몬스를 디렉터로 선택했다. 그는 로고를 바꾸고 새로운 광고를 제시했다. 2017년 2월에 선보인 캘빈 클라인 봄 광고(American Classic)에서 모델들은 전처럼 청바지와 화이트 브리프를 입고 있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사진 속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고 있는 커플은 노출을 해도 전혀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2017 CALVIN KLEIN 205 W39 NYC Campaign.

2017 가을 광고(205W39NYC)의 배경에는 사막과 텅 빈 도로, 광고판, 앤디 워홀의 작품 등이 놓여있다. 미국을 연상할 때 바로 머릿속에 떠오를 전형적인 이미지다. 2017년의 캘빈 클라인 광고는 미국, 청바지, 속옷이라는 연속성 위에 새로운 모습을 드리운다. 이후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 광고는 영화 <문라이트>의 주역들이 함께해 소수자와 다양성에 대한 태도를 전달했다.

“분명한 건 라프 시몬스의 강렬하게 진중한 태도가 매우 오랫동안 잔상을 남긴다.”

라프 시몬스는 브랜드가 오랫동안 고정해 온 직설적인 에로틱함을 배제한 채 신중하고 우아한 어법을 택했다. 그것이 곧 그의 패션이기도 하다. 과연 ‘패션 광고’라는 이 치열한 전장에서 ‘신중함’이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라프 시몬스의 강렬하게 진중한 태도가 매우 오랫동안 잔상을 남긴다.

Fin.